“아빠, 매미 잡으러 가요!”
주말에 아이들과 있으면 자주 듣는 말이에요. 5,6학년이 되어도 매미 잡기는 좋은가 봐요. 동네 공원에 가 보면 매미를 잡는 아이들이 많아요. 잠자리채를 들고 나무 사이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파브르 같은 과학자로 보이기도 해요. 곤충을 잡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면서 눈을 반짝이는 아이들. 매미를 잡는 아이들과 곤충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들도 모르게 과학을 공부하게 하는 방법도 좋아요. 그런데, 문제는 부모인 우리도 모르는 것도 많다는 것.
매미와 관련한 문제를 하나 맞혀보세요. 매미는 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일까요? 불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일까요? 매미는 불완전 탈바꿈을 하는 곤충이에요. 번데기 과정이 없기 때문이지요. 완전 탈바꿈과 불완전 탈바꿈을 가르는 기준은 번데기 과정의 유무에요. 이것은 3학년 1학기 <동물의 한살이> 단원에서 배우게 되는데 고학년 학생들도 자주 잊어버리는 개념이에요. 우리도 초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잊어버릴 가능성이 커요. 과학에 관련된 다른 개념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아이들과 곤충과 관련한 이야기를 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살짝 검색한 후에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부모가 알고 있으면 아이들에게 전달해 줄 수 있는 내용도 풍부해지니까요.
곤충을 관찰하는 아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은 호기심이에요. 호기심은 과학을 좋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지요. 곤충을 향한 호기심, 물질에 대한 호기심, 현상에 대한 호기심은 아이들을 작은 과학자로 만드는 힘이에요. 아이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면 책을 읽는 것도 즐거운 활동이 될 수 있어요. 여름철 매미 잡기를 좋아하는 아이를 데리고 도서관에 가면 매미와 관련된 책들만 잔뜩 빌려오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만약, 아이들이 책에 관심이 없다면 부모님이 도서관에 가서 빌려서 아이 책상에 슬쩍 놓아두는 것도 괜찮아요. 일단 눈에 보이면 한 번쯤 펼쳐보게 되어 있으니까요.
책과 더불어 한 가지 권해드리고 싶은 것은 곤충도감. 일본의 작가 오가와 다이스케는 『거실 공부의 마법』을 통해 도감의 사용에 대해 역설하고 있어요. 도감을 통해 시각적인 자극을 주어서 확실하게 각인을 시킬 수 있다고 말이지요. 도감이든 책이든 아이들이 글자와 사진을 통해서 곤충을 다시 한번 보게 되면 기억이 더 선명해져요. 살아 있는 곤충을 관찰한 경험이 머릿속에서 지식으로 변하게 되는 과정이니까요. ‘내가 관찰한 곤충은 어떻게 분류되는지?’, ‘어떤 특징이 있는지?’, ‘비슷한 곤충은 무엇이 있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되고, 그것은 또 다른 흥미와 호기심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어요.
그런 과정에서 아이들이 “엄마(아빠), 매미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알고 계세요?” 문제를 낸다면 최대한 성의있게 대답해주세요. 아이들은 자신이 본 신기한 것들을 부모와 공유하고 싶어 하니까요. 아이의 마음을 존중해주면 아이는 책에서 본 내용을 신나게 이야기해주면서 호기심을 발산해낼 거예요.
아이들이 곤충을 관찰하는 경험. 곤충을 채집하는 경험. 굉장히 사소해 보이지만 달리 생각해 보면 굉장히 중요한 일이에요. 특히 교육의 측면에서는 말이지요. “교육은 경험 안에서, 경험에 의해서, 경험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발전이다.” 교육학자 존 듀이가 그의 책 『경험과 교육』을 통해 남긴 말이에요. 아이들은 경험을 통해서 개념을 형성하고 발전시켜요. 자신의 경험을 지식으로 축적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조금의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별 것 아닌 것 같은 곤충 관찰도 아이에게는 공부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어요.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 교사이자 5, 6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