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 금지, 영재학교‧과학고 전형 기간 축소
◎ 문제풀이 과정 평가 확대, 평가 문항 수 축소
◎ 영재학교 지역인재 우선선발 확대
◎ 지원 시기 단일화, 운영 규모 조정 검토
현 중2가 치르는 과학영재학교·과학고 입시가 대폭 바뀝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 입시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고교 형태는 학령인구 60만 명 이상일 때 설계되었습니다. 2005~2007년에 태어난 중학생 수는 학년당 45만 명이 안 됩니다.
영재학교는 8개가 있으며 789명(정원 내)을 뽑습니다. 과학고는 총 20곳으로 선발인원은 1638명(정원 내)입니다.
교육부가 발표한 보도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이번 발표에 숨은 의미를 찾아봅니다.
다가오는 입시를 준비하는 방법을 같이 생각해봅니다.
중학교 성적 중요한가요?
→ 영재학교 중복지원 금지, 학교생활 평가 확대
영재학교 입시에서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히 했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에는 중학교 전 과목 성적, 세부능력 특기사항, 수상 실적, 동아리 활동 등이 해당합니다.
영재학교 입시에서는 학생부 항목을 모두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에는 수학, 과학을 포함해 전 과목 성적, 과목별 원점수와 표준편차 등이 적힙니다. 이를 통해 학업역량과 성실한 태도 등을 평가하는 비중이 커질 것입니다. 과학고 입시는 수학, 과학 성적만을 평가하고 입시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영재학교·과학고 전형 기간 변경사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단계 지필 평가의 영향력을 축소하고, 단계별 평가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선발자를 결정’합니다. 그동안 2단계 지필 평가가 영재학교 합격을 좌우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앞으로는 학교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을 금지하고 영재학교(3~8월 → 6~8월), 과학고(8~11월 → 9~11월)의 전형 기간을 조정한 사실은 학교생활 평가를 확대하는 근거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학생은 학업 활동 부담이 줄어듭니다. 각 영재학교는 1단계 서류평가에 집중할 수 있게 됩니다. 각 영재학교가 선호하는 요소를 면밀히 살피고 지원해야 합니다.
경시대회, 올림피아드 준비가 도움이 될까요?
→ 평가 문항 수 축소, 영향력 낮아질 가능성 높아
수학·과학 올림피아드와 영재성 지필 평가 사이의 관련성은 이전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재학교 입시를 위해 무리하게 올림피아드 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영재학교 2단계 영재성 지필 평가는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상위 교육과정 문제 출제, 선다형‧단답형 등 지식 위주 평가, 과도한 문항 수 등이 비판받은 이유입니다. 올림피아드를 준비한 학생이 유리한 시험 형태였습니다.
영재학교 2단계 평가 문항 유형 및 문항 수 개선 내용
앞으로 영재학교 지필 평가에서는 서술형 문제와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제를 출제하는 비율이 늘어납니다. 이를 위해 단답형 형태의 문제를 줄이고 문항 수 조정을 통해 문제 풀이 과정 평가를 강화합니다.
올림피아드에 나오는 문제는 높은 수학적 지식을 요구합니다. 수학, 과학 공부를 많이 해서 손해 볼 일은 없지요. 영재학교에 입학한 뒤에는 올림피아드를 대비하며 쌓은 실력을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영재성 지필 평가는 없어지지 않는 대신에 문제 형식이 계속 바뀔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으로 올림피아드를 준비하지 않은 학생이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수학, 과학 지식을 갖췄다면 영재성 평가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습니다.
어느 영재학교에 지원해야 하나요?
→ 지역인재 우선선발 확대, 인근 영재학교 지원이 유리
거주지 인근 영재학교에 지원할 경우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영재학교 2단계 입시전형 통과자 중 학교가 정한 지역의 우수학생을 우선 선발하는 지역인재 선발 규모가 늘어납니다.
영재학교 전체 재학생의 70% 이상이 수도권 출신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소재 교육특구의 영재학교‧과학고 진학률은 서울 시내 다른 구와 최고 11.5배 차이를 보였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과학고(서울과학영재학교)는 2021학년도 입학 전형 2단계 전형 통과자(200명) 중 서울지역 25개 자치구와 서울 외 16개 시도에서 가장 탁월한 학생 2명(총 41개 지역, 최대 82명)을 뽑았습니다. 이와 유사한 형태의 지역 인재 선발이 늘어날 것입니다. 지방 거주 학생은 적극 도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의약학 분야로 진학하고 싶어요
→ 제약 많아 일반고 진학이 유리
의약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일반고 진학이 낫습니다. 탄탄한 국어, 영어 실력을 갖춘 학생이라면 일반고에서 의약학 진학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유리합니다. 고교 성적(교과 내신)으로 뽑는 인원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번 발표로 영재학교에 대한 입학 전형 영향 평가제와 성과 운영 평가제가 도입됩니다. 이전에는 영재학교를 평가하는 제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학생 선발부터 의약학 진학까지 평가하고 새로운 운영 방안을 찾게 됩니다. 과학고는 5년마다 평가를 받아 존속 여부를 정합니다.
영재학교와 과학고의 입학 전형 시기를 일원화하는 방안이 꾸준히 논의될 것입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운영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영재학교는 4차 산업에 집중한 형태로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부의 예산을 많이 지원받는 학교이므로 변화 가능성이 많습니다.
변화 가능성이 많다는 말은 언제든지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의약학 진학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공계 진학을 꿈꾸는 학생이라면 영재학교·과학고 진학만큼 좋은 대안은 없습니다.
※ 필자소개 / 박은정 ejpstory@gmail.com 과학교육을 전공하고 IT 및 소프트웨어교육 전문기자, 과학동아에서 영재학교·과학고 및 이공계대학 진로진학 전문기자로 일했다. 교육 전문기자로서 동아일보 교육섹션을 만들며 대입 학생부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했다. 초·중·고 입시와 학습 및 대학 이공계·의학관련 계열 진로진학을 위한 교육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