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최대의 난적,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마스크를 쓰지 않았고, 사람들과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학교에 가는 것이 일상적이었고, 하교 후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던 작년까지의 일들은 이제 아련해요. 올해 1월부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조심하면서 지내온 시간이 이제 1년 가까이 되어 가니까요. 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 19 사태가 해가 지나도 언제 끝날지 아직 요원하다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에요.
코로나19 상황으로 빚어진 위기,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코로나 19는 우리 학부모들에게 새로운 도전 거리를 안겨주었어요. 바로 집공부이지요. 그 전에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하고 오면 복습만 봐주면 되었지만, 이제는 온라인 수업부터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졌어요. 그 뿐인가요? 요즘의 수도권처럼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인 상황에는 학원의 도움을 받기도 쉽지 않아요. 연말까지 학원들은 폐쇄되고 온라인 학습으로 전환되니까요. 단계가 조금 낮은 비수도권의 2단계 지역들도 불안한 마음에 학원에 보내는 것이 꺼려지고요. 공부는 아이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학부모들에게도 더 많은 부담이 되었어요.
안타깝고 답답한 현실이지만 이런 위기도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기는 해요. 왜냐하면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직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예전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학원에 가면 제대로 공부를 하는지 확실하게 볼 수 없었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공부하는 민낯을 확실하게 보게 되었어요.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 공부를 하다가 공책이나 교과서를 찾느라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모습. 공부를 조금 하다가 게임을 하고 유튜브에 빠지는 모습. 뿐만 아니라, 집중하는 시간, 공부하는 중에 이것저것 참견을 하는 태도의 문제. 자신이 모르는 것을 대충 넘기는지 끝까지 파고드는지를 결정하는 성향의 문제까지. 우리는 아이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총체적으로 볼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 모습들 때문에 답답하긴 하지만 중고등 학생이 되어서 뒤늦게 목격할 수 있는 모습을 우리는 조금 더 일찍 볼 수 있게 되었지요. 다행이에요. 왜냐하면 중고등 학생이 된 아이들의 공부습관을 바로 잡기는 어렵지만, 초등학생 아이들은 ‘가소성’이 있기 때문에 공부습관을 바로 잡아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들에게 공부 기초체력을 길러주자.
아이들의 모습을 직면한 우리들은 집공부를 통해서 아이들 스스로 공부하는데 필수적인 공부 기초체력을 길러줄 수 있어요. 공부 기초체력이 뭐냐고요?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공부하는 루틴. 공부에 몰입하는 집중력, 게임이나 스마트 폰에 시간을 빼앗기시 않는 시간 관리 능력, 공부를 긍정적으로 느끼는 공부 정서, 텍스트를 읽고 맥락을 파악하는 문해력. 상황에 맞게 판단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 능력. 스스로 학습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바로 공부 기초체력을 만들어줘요. 학부모인 우리들이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면 집공부를 통해서 공부 기초 체력을 길러줄 수 있어요. 또한, 아이와의 관계까지 돈독해질 수 있지요. 아이와 부모는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가는 동반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초등 부모가 고민해야 할 4가지
말처럼 쉽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 또한 고민과 실행이 없다면 어려운 일이에요. 놀고 싶은 아이와 공부 시키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서로 상극이니까요. 그래서 더더욱 관계를 유지하면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우리가 고민하고 실행하는 일이 필요해요.
1. 어떻게 해야 자기 일을 주도적으로 하게끔 도와줄 수 있을까?
2. 어떻게 해야 공부에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3. 어떻게 해야 효율적으로 공부하도록 안내할 수 있을까?
4. 어떻게 해야 집공부를 하면서 아이와의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을까?
이 4가지 질문들에 대한 고민과 실행 방법을 2주에 한 번씩 칼럼을 통해서 전해드릴 예정이에요. 집공부를 통해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아이, 자신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면서 의욕이 넘치는 아이. 그래서 인생을 즐기며 행복하게 공부하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앞으로 이어지는 칼럼이 학부모님들의 바람을 이루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미지출처 : GIB>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교사이자 4,5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