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고민이 되는 것이 한 가지씩 늘어나요. 수학 공부도 그중에 하나이지요. 다른 아이들이 학원에서 선행 학습을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3~4학년. 우리 아이도 수학학원에 보내자니 너무 이른 것 같고 보내지 않자니 조바심이 나요. 참 어려운 일이지요. 이런 고민 속에서 어떤 부모님들은 남들 다 다니는 학원이니 보내시기도 하고, 어떤 부모님들은 그래도 조금 버티다가 나중에 때가 되면 보내야겠다고 결정하시기도 해요. 그럼, 수학 선행 학습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수학 선행 학습은 아이의 발달을 고려해서 판단하기
솔직히 말씀드리면 공부의 세계, 입시의 세계에서 절대적인 법칙은 없어요. ‘수학은 몇 학년부터 선행 학습을 해야 성공한다.’라는 논리는 성립하지 않지요. 왜냐하면 100명의 아이가 있다면 100개의 사례가 있는 것이 공부이고, 입시니까요. 어떤 아이는 선행 학습을 하나도 하지 않고 공부를 잘하기도 하고, 어떤 아이는 선행 학습을 했는데도 수학을 못 하기도 해요. 또 어떤 아이는 선행 학습을 하니까 수학이 잘 되기도 하고, 또 어떤 아이는 선행 학습을 안 하고 학교 진도만 따라갔는데 수학을 못 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누가 했더니 이렇게 되더라.’ 하는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가 선행 학습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문제에요. 초등학교 수학 교사용 지도서를 보면 학습지도에서 유의할 사항이 몇 가지 나와 있어요. 그중의 하나가 학생들의 발달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학생은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장함에 따라서 학습 주체의 발달 단계에 적절할 때 수학을 가장 잘 학습한다. 학습 주제는 학생들의 사고를 자극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도전적인 것이어야 하며, 새로운 개념이나 기능을 기존의 개념이나 기능에 적절하게 추가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흥미로워야 한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수학 학습이 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
아이들의 발달 단계. 우리는 잘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해요. 만약, 선행 학습을 시키는데도 학교에서 평가를 볼 때 틀리는 것이 많다면 선행 학습보다는 학교 공부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것은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선행 학습은 언제부터?
수학 선행 학습을 언제부터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시기는 없어요. 다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적어도 1~2학년 때는 선행 학습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에요. 그 시기의 아이들은 구체물을 조작한 다음 형식적 표현을 이해할 수 있어서 굳이 선행 학습을 해 봤자 좋은 효과를 보기는 어려우니까요. 3~4학년 학생들도 마찬가지예요. 3학년 때에는 나오는 분수부터 아이들은 수학을 어려워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이 시기의 아이들이 학교 수학 공부를 제대로 따라갈 수만 있다면 그것도 대단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분수와 나눗셈도 이해하기가 어려워서 힘들어하는 아이들이 많으니까요.
5~6학년 때는 학교 진도를 따라가기 위해서 방학 때 미리 한 단원 정도 예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왜냐하면 아이들이 배우는 내용이 어렵다 보니 방학 때 한 번 정도 예습을 하면 수업 시간에 이해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니까요. 그리고 본격적인 선행은 6학년 정도부터 고민하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요. 3~4학년 때부터 선행 학습을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공부 습관이 제대로 잡힌 아이들은 6학년 때부터 선행 학습을 하면 몇 개월 안에 따라잡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선행 학습을 언제부터 시켜야 한다. 언제부터 해야 한다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어요. 선행 학습의 여부는 상대적인 일이고, 개인이 선택해야만 하는 일이라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갈대처럼 움직이기도 하지요. 그럴 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아이를 위해서 최선의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에요. 교육과 관련한 책도 읽어 보시고 주변의 사례들도 살피시면서 중심을 잡으시면 좋겠어요.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 교사이자 5,6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