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수는 새로운 언어입니다.
처음 글자, 숫자를 배웠던 때를 기억하시나요? 저는 첫 글자를 문에 붙어있는 가나다 전지로 접했던 것 같습니다.
학원이 없던 시절이어서 뽀뽀뽀라든지 TV 유치원 하나, 둘, 셋이 제 선생님이었습니다.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낱말을 배우고, 글자를 배우고, 수를 세는 것은 그저 놀이 같았고 재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배우고 평가받는다는 것은 처음으로 학교에 발을 내딛는 1학년 아이들에게 셈공부는 큰 도전입니다.
“원래 수 세기를 잘했는데, 학교에 가니 수학이 어렵대요.”:선생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는 연습이 필요해요.
유치원이나 주변에서 이미 수에 노출이 많이 되어서 아이들은 수 세기를 어려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 아이는 5살 때부터 수 세기를 했어요’
‘가르쳐주지 않았는데도 자기가 1, 2, 3을 쓰더라고요’라는 생각을 하시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학교에 들어와서 처음 배우는 단원은 ‘9까지의 수’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는 이미 받아올림이 있는 한 자리수의 덧셈까지의 선행 정도를 마치고 오는 아이들이 대다수입니다.
학원이나 학습지를 통해서, 또는 우리 주변의 생활만으로도 한 자리수의 덧셈 정도는 익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많이 하는 생각은 ‘초등 수학은 쉽다’, ‘1학년 수학은 이미 배운 것이다’ 라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기본을 놓치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실에서는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야 할 때에 혼자 수학책을 미리 풀고 수학익힘책을 미리 풀어서 제일 먼저 대답을 하고,
‘자 익히기 문제를 풀어보세요’라고 하면 선생님 말씀이 끝나자마자 ‘다 했어요!’ 라는 대답을 하는 아이가 여럿 있습니다.
당장은 ‘와 벌써 다풀었어?’ ‘00이는 수학을 정말 잘한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할 수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선생님의 설명을 놓치게 되고 이것이 반복되면 이 아이에게 학교에서의 수학 시간은 무의미하게 됩니다.
완전학습을 위해서는 개념 이해가 우선입니다.
아무리 쉽게 여겨지더라도 수와 자릿값은 초등수학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기에 완전하게 이해를 하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수의 의미에 대한 이해는 수학 문해력의 기본이 됩니다. 이해가 되어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수를 처음 배울 때에 아이들이 보이는 어려움은 1,2,3,4의 의미입니다.
한 개, 두 개처럼 세는 단위인 기수와 첫째 둘째로 순서를 나타내는 서수의 차이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1,2,3을 읽을 때에는 일, 이, 삼
수를 셀 때에는 하나, 둘, 셋 뒤에 단위가 붙는 경우에는 한, 두, 세 이런식으로 표현되는데
어른들에게는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것이 수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혼란스러울 수가 있습니다.
아이들과 수로 놀아보세요.
아이들은 부모님과 노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놀면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수의 개념 이해는 물론이고 아이들의 ‘수학적 의사소통 역량’도 길러줄 수 있습니다.
처음 수를 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방법 및 활동은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수를 읽고 말해볼까요?
다양한 수의 표현을 익숙하게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수를 읽어보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먼저 수 카드나 수 타일을 사용하거나 종이에 수를 써서 읽어 보게 합니다.
"수의 이름을 읽어볼까?" 라고 한다면 "일, 이, 삼, 사"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동그라미(사과)의 수를 세어 볼까?" 라고 한다면 "하나, 둘, 셋, 넷"이라고 셀 수 있습니다.
"사과가 몇 개 있니?" 라고 묻는 다면 "사과 한 개, 사과 두 개, 사과 세 개…"와 같이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충분히 많은 예시와 글을 읽어보고, 또 아이들이 수를 말해 보도록 하는 것으로 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해는 아이들의 국어 능력과 수학능력을 모두 키우는데 밑바탕이 됩니다.
수의 양감과 기수의 개념을 익혀볼까요?
이렇게 수를 읽게 되었다면 이제 기수의 개념과 수에 대한 양감을 익힐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예를들어 사과 세 개와 '3'이라는 숫자를 연결지을 수 있는지를 파악합니다.
숫자로 표현하면 3이야.’라는 것에 익숙해지도록 숫자 카드와 그림카드를 활용해서 충분히 말하고 연결지을 수 있도록 합니다.
물건의 개수가 1부터 9까지 그려져 있는 그림카드와 숫자가 1부터 9까지 쓰여져 있는 숫자카드를 섞어 뒤집어 놓고 두 장의 카드를 뒤집어 알맞은 짝이 나오면
카드를 획득하는 기억력 게임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학 공부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이렇게 즐겁게 수학공부를 했던 기억은 아이들에게 그 과목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줄 수도 있습니다.
수로 글짓기를 해 볼까요?
이렇게 익힌 수를 일상속에서 많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아이들의 수 감각은 향상될 수 있습니다. 1~9가 쓰여진 수 카드를 섞어 놓고, 그중 한 장의 카드를 뽑습니다.
그리고 그 수를 활용하여 말하기 활동은 간단하지만 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수학적 의사소통 역량을 신장시킬 수 있는 좋은 활동입니다.
오늘 하루 일을 이야기할 때 수가 없이 이야기해보고, 수를 넣어서 이야기해보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수를 많이 사용하는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응용 예시) 4, 7, 12
준영이는 영화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데, 준영이 앞에 있는 사람은 뒤에 있는 사람보다 많았어요.
준영이 앞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7명이고, 뒤에는 4명이 서 있었어요. 줄을 서 있는 사람은 모두 12명입니다.
나가는 말
처음 수를 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모님이 의도적으로 수를 많이 이야기해주고 아이들이 수를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의 언어로 수를 말할 수 있는 표현력을 향상 시키며 수학 문해력의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추천교구: 셈셈 수 놀이
수의 양감과 수의 순서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 방법이 소개된 게임입니다. 이제 막 수를 알아가는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좋은 게임이고
우리 아이의 수감각을 일깨워주기 위해 5세부터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것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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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유화 교사
(이미지 출처: 비바샘)
문래초 현직 초등학교 교사
2017~2022 남부교육지원청 수과융합영재교육원 지도강사
2020~2021 게임리터러시 선도교사
2015 개정교육과정 수학 검정교과서 집필 (아이스크림미디어)
2010~2011 강남교육지원청 수학영재교육원 지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