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교들이 겨울 방학에 돌입했어요. 학부모님들은 코로나19로 지난 학기 아이들의 공부가 잘 되었는지, 혹시 놓친 부분은 없는지 걱정이 들기도 해요. 그런 조바심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방학이에요. 방학을 통해 지난 학기에 제대로 못한 공부를 복습할 수 있고, 새로운 학기를 단단하게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방학이 되면 많은 학부모님들이 이렇게 문의를 하세요. “선생님, 방학 예습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런 질문에 보통 이런 말씀을 드려요. “예습도 중요하기는 한데요. 복습이 더 중요해요. 왜냐하면 결손이 일어난 상태로 다음 학기를 맞게 되면 공부는 더 어려워지거든요.”
복습이 중요한 이유
방학 공부, 예습을 하면서 새 학기를 준비하는 것이 더 나은 것처럼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복습이에요. 교육과정은 작은 점에서 시작해서 더 넓은 범위로 나아가는 나선형으로 짜여 있어요. 1학년 때 배웠던 내용이 2,3학년을 거치며 고학년 때도 나오면서 깊이와 폭을 점점 더해가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전 학기에 배웠던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새 학기에 배우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워요.
특히, 수학의 경우는 미리 배운 내용인 선수학습이 중요한 과목이에요. 곱셈구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나눗셈이 어렵고, 나눗셈이 어려우면 분수와 소수를 잘 할 수 없어요. 도형의 기초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으면 다각형의 성질을 이해할 수 없고, 다각형의 성질을 제대로 모른다면 합동과 대칭을 이해할 수 없지요. 그래서 방학에는 무엇보다 복습을 신경 써 주시는 것이 좋아요. 복습없는 예습은 사상누각이라는 것! 예습을 하기 전, 복습부터 차근차근 확인해주셔야 하는 이유에요.
방학에는 책읽기도 중요해요.
아이들마다 공부의 효율이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어떤 아이들은 짧은 시간만 공부해도 이해를 잘 하고 고개를 끄덕여요. 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책상 앞에 오래 있어도 이해가 더디고 찡그리는 표정을 짓기도 해요. 이런 차이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해져요. 한 가지의 상황에도 여러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100% 단언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 문해력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인 경우가 많아요. 문해력은 다양한 내용에 대한 글과 출판물을 사용하여 정의, 이해, 해석, 창작, 의사소통, 계산하는 능력을 말해요.
그런데 문해력이 왜 공부에 중요한 역할을 할까요? 단순히 말하면, 교과서는 글로 쓰여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공부를 할 때 대부분 활자의 도움을 받아요. 글을 읽으면서 사고의 범위를 확장시키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문해력은 공부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키포인트에요.
문해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책을 읽는 활동이 필요해요. 그런데, 문제는 ‘책을 읽자’하면 학습 만화만 읽으려는 아이들이 많다는 점이에요. 학습 만화도 도움이 되는 때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만화만 많이 읽게 되면 문해력을 기르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요. 현란한 그림에 익숙해져서 글 밥이 많은 책을 읽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서 재미있는 책을 골라주는 것이 중요해요. 긴 책을 읽지 않는 아이라면 비룡소 출판사의 <스토리킹 시리즈>를 권해주시는 것도 좋아요. 매년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스토리킹’을 선정하는데 많은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거든요.
또 책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어린이 신문이나 <어린이과학동아>같은 어린이 잡지를 권해 주시는 것도 문해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돼요. 이야기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글에 빠져들도록 해주고, 어린이 신문이나 잡지 같은 비문학 지문을 읽는 활동은 아이들이 사실로 구성된 정보를 머릿속에서 재구성하는데 도움을 주니까요.
방학 때 신경 써야 할 것! 복습이 먼저. 문해력을 위해서 책읽기. 아이들이 이 두 가지에 시간을 투자한다면 다가오는 새 학기도 편안한 마음으로 공부할 수 있을 거예요. 아이들의 새 학기를 위해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가는 방학을 보내면 좋겠어요.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 교사이자 4,5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