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방학 때는 뭘 해야 할까요?” 방학이 되면 많은 학부모님들이 궁금해 하세요. 시간이 많은데 아이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이시거든요. “예체능이 중요하니 예체능을 시켜야한다.”, “수학이 어려우니 선행학습을 많이 해 놓아야 한다.”, “그냥 놀아도 된다.” 주변 학부모님들로부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복잡해지신 분들이 많지요.
다른 학부모님 말씀처럼 예체능도 중요하고, 선행도 중요해요. 예체능의 경우에는 중학교에 올라가서 수행평가를 볼 때 시간이 많이 드는 과목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 어느 정도 틀을 잡아주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선행의 경우에는 5학년이상의 고학년부터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한 학기 정도 예습을 조금 해 놓으면 수업 내용을 따라가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요.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있을 때는 뭐라도 해 놓으면 좋은 게 사실이에요.
초등학생에게 영어가 중요한 이유
방학 때는 영어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에요.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영어는 시간이 많이 필요한 과목이에요. 언어이기 때문이지요. 하나의 외국어를 새로 익혀야 하는 아이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가 되기까지 많은 시간을 영어에 투자할 수밖에 없어요. 비단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어를 배운다고 해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영어를 ‘시간 잡아먹는 괴물’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문제는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로는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여유가 없다는 점이에요. 수학도 어려워지고, 다른 과목 공부에도 힘을 내야하고, 시기마다 치루어야 하는 수행평가에도 힘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시간이 많이 드는 영어에 편안하게 시간을 쏟기는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래서 초등학교 시기에는 영어에 공을 들이는 것이 좋아요. 일단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면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유지할 만큼만 시간을 쓰면 되기 때문이지요.
자연스러운 인풋에 집중하세요.
영어를 학원에서 배우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에요. 집에서 엄마나 아빠와 함께 습득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고요. 집에서 ‘엄마(아빠)표’로 영어 공부를 진행하고자 한다면 편안하게 영상물을 보는 시간을 주는 것도 좋아요. 특히, 방학 때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영상물을 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몇 년 전 방학 때 ‘엄마표 영어’를 하던 동네 학부모님이 아이들이 영상물을 2~3시간 정도를 본다며 “우리 아이들 바보가 될 것 같아요.”라는 말씀을 하시던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방학이 지나고 아이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걸 보면서 영상물이 효과가 있다고 빙그레 웃으시더군요.
‘엄마(아빠)표 영어’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자연스러운 인풋이에요. 아이들이 영상을 보며, 음원을 들으며 영어를 외국어로서 받아들인다는 장점이 있지요. 물론, ‘엄마(아빠)표 영어’를 제대로 하려면 부모의 노력과 성실함이 필요하긴 해요. 흘려듣기, 집중듣기, 리딩, 쉐도잉 등등 영상 말고도 함께 연습해야 할 것들이 많거든요. 노력은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한다는 점에서는 굉장히 큰 장점이 있어요.
아웃풋을 위해 화상 영어도 활용해 보세요.
아이들이 어느 정도 읽고 듣는 활동이 가능하다면 말하고 쓰는 활동도 함께 단련시켜줄 필요가 있어요. 우리나라처럼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상황은 실제적으로 사용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지요. 영어를 배우고 실제로 써볼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에 영어는 언어가 아니라 단순히 ‘공부’로만 남을 가능성이 커요. 그래서 아이에게는 영어를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도 좋아요. 실제로 써볼 기회가 있다면 말하기, 쓰기 능력도 자연스럽게 향상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화상 영어를 통해서 말하기 쓰기 활동을 병행해주는 것도 꽤 도움이 되는 방법이에요. 아이가 영어를 실제로 사용하는 상황에 노출되면 영어가 실제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적절한 긴장을 통해서 실력을 다듬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방학 때, 아이들이 무엇에 시간을 투자해야 할까 고민이 드신다면 영어에 조금 더 신경을 쓰시는 것도 좋을 듯해요. 물론, 너무 공부에만 신경 쓰지 마시고 즐겁게 노는 시간을 많이 주시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 교사이자 4,5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