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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이 치르는 2024학년도 대학입시는 큰 변화를 겪습니다. 정규 교육과정이 아닌 비교과 활동은 대입에서 반영되지 않습니다. 자기소개서가 사라집니다. 고교 프로파일은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것이 갖는 의미는 뭘까요. 현재 중3이 알아야 할 대입 변화 내용을 살펴봅니다.
고교 프로파일 폐지→고교 구분 없어져
중3은 대입에서 도입되는 ‘고교 프로파일 폐지’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고교 블라인드와 맞물려 고교 프로파일은 고교 선택에서 중요한 고려한 사항이 될 것입니다.
대입은 수시와 정시로 나뉘어 치러집니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수시를 대표하는 입시 형태고, 수능 전형은 정시를 대표합니다. 대학은 수시로 70% 이상, 정시로 30% 가량 학생을 뽑습니다. 정시 선발인원은 차츰 늘어납니다. 2024학년도부터 정시 선발 비중은 최대 40%에 이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학이 학종으로 학생을 뽑을 때 ‘고교 프로파일’이라는 자료를 활용합니다. 고교 프로파일은 학교의 기본 정보와 교육 목표, 시상 현황 등을 담습니다. 일종의 학교 자기소개서와 같습니다.
대학은 고교별 프로파일을 활용해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일부 고교가 이를 학생들의 스펙 제출 창구로 악용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에 2021학년도 대입부터 고교 프로파일이 없어집니다.
이와 맞물려 ‘고교 블라인드’는 면접에서 고교 정보를 가리고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고교 블라인드 제도는 면접에 이어 올해부터 서류 평가에도 적용됩니다.
고교 프로파일 폐지와 고교 블라인드가 갖는 의미는 뭘까요. 특목고, 교육특구가 내세운 장점이 약화된다는 것입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고교는 눈에 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교 프로그램이 유사해지고 평균수준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름 난 고교를 다니다’보다 ‘고교 성적이 우수하다’란 기준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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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 비교과 영향 축소→고교 교과 성적 중요
자율동아리 / 개인봉사활동 / 청소년단체 / 독서활동 / 수상경력
위의 항목들은? 2024학년도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 비교과 영역입니다. 비교과 영역은 부모의 지위와 경제력이 학생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여기에 ‘부모 과제’로 불려온 과제형 수행평가가 사라집니다. 이는 ‘학생이 학교 안에서 이루어낸 결과물만 평가한다’ ‘교과 세부특기사항을 좌우하는 교과 성적 중요도가 커진다’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학생부는 △교과활동 △비교과활동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담임 총평)으로 나뉩니다. 학종은 교과 성적 못지않게 비교과활동을 중시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특목고나 교육특구 소재 고교가 인기를 얻은 이유 중 하나입니다.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 전형이 도입된 지 어느덧 10여 년이 흘렀습니다. 입학사정관 전형이 도입된 때부터 비교과 평가 비중에 대한 우려가 많았습니다. 시행착오와 사회적 논란 끝에 다소나마 개선된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추세로 볼 때 앞으로 대입에서 비교과 영역을 높이 평가할 가능성은 많지 않습니다.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역시 사라집니다. 교사추천서는 2022학년도, 자기소개서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 없어집니다. 현재 학종에서 서류평가 항목은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입니다. 자기소개서는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거나 단점을 보완하는 요소로 쓰였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에 성적이 떨어진 이유와 점차 나아지는 과정 등을 써왔습니다. 이를 통해 교과 성적이 예전보다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 위에서 ‘미기재’는 학생부에 아예 적지 않음을 뜻하고, ‘미반영’은 학생부에는 적되 대입 자료로 전송하지 않아 평가에 반영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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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맞는 고교 골라야
좋은 고교를 보는 기준은 다양합니다. 대학 진학을 놓고 좋은 고교를 정한다면? 내 아이가 조금이라도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고교입니다. 앞으로 대입 경향에서 본다면 말이죠.
“고교 성적이 조금이라도 좋을수록 유리하다” “특별한 성공담보다 실패담에 주목해야 한다”고 대입 치러본 수험생 학부모는 말합니다. 고3이 그 해 수능에서 원하는 성적을 받기 쉽지 않습니다. 학종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고, 학종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고교 성적이 좋은 학생은 다음연도 대입에 도전해도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제 ‘특목고 가면 뭔가 나을 거야’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고교를 선택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입시 환경이 10년, 5년 전에 비해 크게 바뀌었습니다. ‘내 아이는 특목고에서 상위권이 되지 않을까’라는 섣부른 기대는 아이와 갈등이 커지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고 진학이 대학 선택에 크게 유리해진 상황입니다. 특목고는 학교생활 면에서 장점이 많은 고교입니다. 어느 길로 가느냐는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 필자소개 | 박은정 ejpstory@gmail.com 과학교육을 전공하고 IT 및 소프트웨어교육 전문기자, 과학동아에서 영재학교·과학고 및 이공계대학 진로진학 전문기자로 일했다. 교육 전문기자로서 동아일보 교육섹션을 만들며 대입 학생부전형, 자기소개서, 면접 등에 관한 정보를 전달했다. 초·중·고 입시와 학습 및 대학 이공계·의학관련 계열 진로진학을 위한 교육 설계를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