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치동 손대장 손아름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너무나 반갑습니다!
오늘부터 총 5회에 걸쳐서 과학영재학교 (이하 영재고) 와 과학고등학고 (이하 과학고)에 대해서 아래와 같은 흐름으로 상세하고 명쾌하게 정리해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1부에서는 영재고와 과학고에 쏠리는 높은 관심의 이유에 대해서 다각도로 조목조목 분석해보려고 합니다. 이어서 2부에서는 그런 영과고를 준비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입시 전형의 흐름 및 분석을 정리하고, 3부에서 5부까지는 실제 영과고를 준비하기 위한 학습 전략을 교과 및 비교과로 세분화하여 자세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자, 그럼 이제 1부 내용으로 서둘러 들어가 볼까요 ^^
자, 지금 잠시 제 글을 보고 계신 인터넷 창을 살짝 내리고, 새 탭을 열어 인터넷 초록 검색창에 [영재고 과학고]라는 여섯글자를 입력해보시겠어요? 영과고 뿐만 아니라 특목고 라인에 포함되는 전국자사고까지 특목고 입시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반영한 그야말로 별천지와 같은 글들의 향연을 보실 수 있을거에요. 실제로 제가 유튜브나 오프라인에서 강연을 하게 되면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핫한 반응을 얻는 컨텐츠는 대부분 영과고나 그 연장선으로 여겨지는 영재원에 대한 것들입니다. 도대체 영과고가 무엇이길래 이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걸까요. 당연히 입시와 연관이 깊겠지요?
하지만, 입시도 중요하지만 영과고를 진심으로 원해서 선택하는 아이들의 그 이유의 본질, 정확한 맥락에 대해서 파악하지 못하고 그저 ‘옆집 엄마가 좋은 곳이라고 하니까’ ‘수능 안봐도 대학 잘 보내는 곳이라고 하니까’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야말로 배가 산으로 가는 형국이 되고 맙니다. 실제 입시에서 보여지는 결과는 이 아이들이 고교시절동안 해왔던 여러 활동들의 자연스러운 귀결일 뿐이거든요. 그래서 이 이야기부터 정확히 정리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공계 분야에서 최고의 가능성을 가진
될성부른 떡잎들의 치열한 학습의 장
영재고는 영재교육진흥법에 근거하여 이공계분야 우수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고, 과학고는 초중등교육법을 근거법령으로 하여 과학분야 우수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곳입니다. 어감의 차이가 약간 있긴 하지만 (그리고 실제 두 학교의 시스템의 차이도 분명 존재합니다.) 인적자원이 가장 중요한 자산인 대한민국에서 기초과학부터 응용과학까지 탄탄하게 키워나갈 이공계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두 축이기에 수과학에 깊이있게 집중된 학습을 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결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 서울영재고의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하는 학점 (3년간 총 180학점 이상)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국어, 사회, 외국어 및 예체능도 당연히 있지만 수과학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일반고의 학습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전문교과 및 연구 및 논문 활동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수과학의 속도가 일반고나 자사고에 비해 빠른 것이 아닙니다. 속도도 빠르지만 그 깊이 또한 대학수준을 가볍게 넘는 것들이고, 중간고사 및 기말고사 시험기간이 끝나고 나면 집중탐구기간이라고 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그 시간에는 수업이 없고 종일 연구에만 매진해야 하는 시간이 주어지는 등 일반고와의 학습 활동과는 많은 부분 차이가 있습니다. 자, 여기까지만 보더라도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십대 중후반의 아이들이 이 학교에 가서 3년이라는 (그 중에는 조기졸업을 해서 2년동안 학습하는 경우도 있겠지만요) 시간동안 자신의 재능과 실력을 갈고 닦는 시간으로 삼겠지요. 누군가는 이런 시간을 가질 기회를 대학에 입학한 뒤에 하나씩 갖게 되겠지만 누군가는 고등학교에 가서 일찍부터 펼쳐 보이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아이들이 그런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일지 짐작이 되실까요.
영과고는 어떤 아이들이 가는걸까?
그 아이들이 가진 것은 너무 쉬워서 김빠지실 수 있겠지만. 그건 바로 수과학에 대한 특별하다 못해 맹목적인 애정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 중에도 그런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제 막 이차함수를 배웠을 뿐인데 이차함수의 최대 최솟값을 배우면서 극한에 대해 궁금해 하는 아이, 그리고 그 궁금증을 각종 서적과 온라인 사이트 등을 통해 채워보려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이고 그 과정에서 얻은 개념을 극한, 미분으로 확장해가면서 자신의 지식세계를 적극적으로 확대해나가는 아이. 복잡한 기하문제에 매달려서 오랜 시간을 고민한 끝에 그것을 해결할 끝내주는 보조선 하나 찾아내고는 너무 기쁘다고 방방 뛰는 아이. 어려운 문제를 볼 때 한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더 도전의식을 불태우며 푹 빠져들어서 어떻게든 남들보다 더 쉬운 해결의 첩경을 찾아내고자 골몰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아이들 모두가 그 기회를 갖게 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지만, 이런 아이들이 그 기회를 가져야만 영과고에서의 시간을 인류의 발전을 견인할 이공계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의미있는 시간으로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아이들이 모여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분야의 공부를 치열하게 하는 학습의 장이 바로 영재고를 필두로 한 영과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영과고라 하더라도 본인이 선호하는 영역만 선택해서 학습할 수는 없습니다. 비교적 선호하지 않는 분야, 관심없는 영역의 공부도 해야 합니다.^^;;)
영과고 각 학교에 따라서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일반적으로 대학교 1학년 이상의 수과학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각종 올림피아드와 대입 수시에서 있을 심층면접을 대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교과서도 대학교에서 보는 교재를 쓰거나 선생님들이 따로 만드신 교재를 쓰기도 하지요. 실험에 있어서도 당연히 강세입니다. 실험실 시설은 대학을 압도하는 곳들도 있는데, 이곳에 설치된 고가의 실험장비들은 당연히 학생이 사용할 수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이런 장비를 이용하여 마이켈슨-몰리 간섭실험이나 박테리아의 형질 전환 실험과 같은 다양한 실험도 해볼 수 있습니다.
서울대 입시를 위한 장으로 변질되어 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하더라도 여전히 영과고의 실험 과목은 강세이며, 모든 수과학 과목들은 대입에서 요구하는 것이 아닌 학문의 본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또한 학교마다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학생 연구프로그램도 특화되어 있고 이를 소화해내기 위해 교수진 역시 탄탄하게 갖추고 있기에 영과고는 이공계 분야의 될성부른 떡잎들의 가능성을 크게 열어주고 가능한 최고로 키워주기 위한 곳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에서 계속됩니다.
─
저자
손아름 원장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대치동 에스온수리영재아카데미 대표로 있습니다. 고등에서부터 강의를 시작했지만 학생들에게는 초등때부터의 제대로 된 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에 초중등 대상 수업으로 뛰어들어 현재까지 10여년 동안 대치동에서 수학강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강의 뿐 아니라 학부모 대상 입시 설명회, 수학교재 집필 등을 하며 입시와 교육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MBC <공부가 머니?>에 영재교육 전문가로 출연했고 <대치동 초등 로드맵> <수학에 심장을 달다>집필, <대치동 명강사들의 10인 10색 관리법>에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