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도 문해력이 필요합니다.
“우리 아이는 연산 문제는 곧잘 푸는데 문장제나 풀이과정 쓰는 문제를 유독 어려워해요”
“요즘 초등 수학교과서는 어른이 봐도 어려워요.”
학습 상담을 하다보면 저런 말을 많이 듣습니다. 문장제와 풀이과정을 쓰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아직 내가 공부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이해와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초등 수학교과서가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예전의 교과서 보다 학생들의 생각을 물어보는 발문과 다양한 풀이 방법을 고민해 보게 하는 부분이 어른들에게 어색하게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수학도 결국 언어입니다.
언어란 생각이나 느낌을 말 또는 글로 전달하는 수단을 말합니다. 결국 사회에서 안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과의 약속이지요.
수학교과서 안에서는 ‘덧셈은 이렇게 풀어요, 뺄셈은 이렇게 풀어요, 이런 것을 평행사변형이라고 합니다. 평행사변형은 이런 특징이 있지요.’ 등의 많은 내용을 약속하게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지요. 수학 공부를 한다는 것은 실제 생활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상황이나 물건들을 수학적 용어로 표현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학의 규칙과 기호, 연산 방법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현실 상황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문장제 풀이의 핵심입니다. 그렇기에 수학이라는 언어를 이해하고 해석하는 힘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수학 문해력은 이해와 표현의 시작이에요.
문장제 이해를 못하는 것이 국어능력이 떨어져서 그렇다는 것은 일부만 맞는 소리입니다. 문장제를 아이들이 어려워 하는 이유를 물어보면 긴 문제가 싫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대답을 듣고 ‘아 국어 공부가 더 필요하구나. 우리 아이가 문제가 길어지면 이해를 하지 못하는 구나’ 라고 생각하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하지만 교과서의 문장에는 어려운 낱말이나 복잡한 상황이 제시되지는 않습니다. 교과서 집필을 할 때에 집필자들이 학생들의 이해도를 고려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낱말의 경우는 따로 설명을 해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초등 수학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생들이 어려워 하는 것은 문장의 상황을 어떻게 수학적인 상황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 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수학 문해력은 단순히 국어와 어휘 공부를 넘어선 수학적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입니다.
문제를 이해하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수학적으로 재구조화하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을 활용하여 해석하고 풀어내며 더 나아가서 다른 부분에도 적용을 할 수 있는 힘이 모두 수학 문해력입니다.
그렇기에 수학문해력이 높은 아이는 다양한 수학적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당황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모든 능력이 그렇듯 수학문해력도 선천적으로 타고난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수학이 제일 쉬워요.”, “공부하고 외울게 적어서 수학공부는 별로 안어려워요” 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 아이가 저러면 참 좋겠지만 아이들의 능력은 다양하고 수학교과는 고등학교까지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후천적인 노력을 통해 수학 문해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수학 문해력은 학생들이 실생활과 수학을 연결하는 경험을 꾸준히 연습시켜 기를 수 있습니다.
영역이나 단원 및 내용의 특수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학 교과서의 경우 활동 1은 그 시간에 배워야 학습 내용의 실생활 예시가 나옵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수학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한 발문이 단계적으로 나오게 됩니다. 학습할 내용과 비슷한 상황을 활동 2에서 경험을 하고 활동3, 4를 통해 형식화 및 정리를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매 시간 마다 실생활과 관련된 문제상황이 제시 된다는 것입니다. 교과서의 구조만 보아도 실생활 문제 상황을 수학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학 문해력이 높은 아이들은 이 과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다른 분야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수학 문해력은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요?
우선 다양한 문제상황을 접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학 문제를 만났을 때 구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선 찾아보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스스로 문제를 풀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고 잘 풀었는지 또 다른 풀이 방법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습관화가 되면 실생활에서도 수학적 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익숙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수학과 관련한 다양한 글을 읽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시중에 나온 수학내용을 스토리화 한 동화책, 수학적 내용을 영역별로 다룬 지식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 수학적 지식과 더불어 수학화 하는 힘이 길러질 거예요.
간행지를 꾸준히 구독하다보면 규칙적으로 수학과 관련된 내용을 다양한 실생활의 예와 더불어 읽게되니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를 이끌어 낼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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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유화 교사
(이미지 출처: 비바샘)
문래초 현직 초등학교 교사
2017~2022 남부교육지원청 수과융합영재교육원 지도강사
2020~2021 게임리터러시 선도교사
2015 개정교육과정 수학 검정교과서 집필 (아이스크림미디어)
2010~2011 강남교육지원청 수학영재교육원 지도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