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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사 10년 차가 말하는 '교실에서 똑똑한' 아이들의 특징
2022.12.19

 

학부모 상담 때, 저는 종종 이런 질문을 하곤 합니다.

 

소위 공부 잘 하는똑똑한 아이들,

교실에서 똑똑한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럼 많은 학부모님들이 과제 집착력을 말합니다.

과제 집착력은 어떤 한 가지 과제 또는 영역에 자신의 에너지를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지요. 공부는 흔히 엉덩이 힘이라고도 하죠. 뚝심 있게 의자에 앉아 주어진 과제를 끝까지 해내는 힘, 즉 과제 집착력이 있어야 공부도 잘할 수 있으니 맞는 말입니다.

 

그럼 이렇게 또 질문해 봅니다.

그럼 학부모님께서는 자녀의 과제 집착력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조금 전에 자신 있게 과제 집착력을 이야기한 분들도 이 질문에는 쉽사리 답을 하지 못합니다. 매일 아이에게 집중해라, 집중해라, 잔소리하지만 얼마 안 가 자리에서 일어나기 일쑤라며 힘듦을 토로하는 분도 있지요.

 

이번 칼럼에서는 과제 집착력, 좀 더 쉽게 말해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그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0년 넘게 초등학교 담임을 하며 똑똑한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 그 아이들에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듣는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알림장을 쓰는 시간, 1번부터 5번까지 칠판에 적어주며 아이들은 그것을 열심히 받아적습니다. 그리고 적어주진 않되, “월요일에 독서기록장 검사할 테니까 잊지 말고 챙겨오세요.”라고 말만 합니다그럼 똑똑한 아이들은 그 말을 집중하여 듣고, 시키지 않아도 6번에 추가하여 적어두거나 어떻게든 반드시 기억합니다. 하지만 반대의 아이들은 한 귀로 흘려듣거나 쓰는 것에만 집중하느라 아예 듣지 못합니다결국 월요일이 되면 독서기록장을 가지고 온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생기기 마련이지요. 비단 알림장을 예로 들었지만 이렇게 선생님의 말을 끝까지 듣는 것, 상대방의 말을 집중하여 듣는 것은 곧 수업 시간의 태도와도 이어지고 이것은 결국 학교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럼 어떤 학부모님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이 성격이 원래 덜렁대는 걸 어떻게 하죠?라고요물론 아이들마다 타고난 성향이 있기 때문에 애초에 덜렁거리는 아이도 있지만 꾸준한 연습으로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방법으로요.

 

 

 

첫 번째, ‘배운 내용 한 줄 쓰기를 해 보세요.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배움 노트쓰기도 좋지만, 아이가 양에 부담을 가질 수 있으니 배운 내용 딱 한 줄로 쓰기를 해 보는 겁니다. 배운 내용을 떠올리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한 줄로 축약하여 적는 연습은 집중력뿐만 아니라 기억력 증진과 학습 내용 복습에도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 알림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물어보세요.

보통 저학년일수록 부모님이 알림장을 일일이 챙기며 아이는 그것을 그저 수동적으로 따르기 쉬운데요, 선생님이 강조한 내용이 무엇이고 가장 중요한 숙제가 무엇인지 아이가 직접 매일 매일 확인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알림장을 확인하며 숙제나 준비물을 빠뜨리지 않고 준비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되지요.

 

 

세 번째, 짧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핵심 내용을 파악하게 해 보세요.

예를 들어,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이야기에서 누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주었나요?’, ‘놀부네가 탄 박에서 무엇이 나왔나요?’ 와 같은 퀴즈를 내고 맞히는 연습을 하면 이야기를 끝까지 집중하여 듣는 힘이 생기게 됩니다.

 

 

네 번째, 계산기로 계산 연습을 하게 해 보세요.

아이에게 계산기를 주고 긴 계산식을 불러줍니다. 1 더하기 2 더하기 3 곱하기 2 빼기 3 더하기 5... 아이는 그 식을 들으며 계산기를 이용하여 계산하고 답이 맞는지 확인하여 봅니다. 덜렁거리는 아이들도 이런 연습을 통하여 조금씩 집중력을 기를 수 있습니다. 자꾸만 틀린다면 내가 덜렁거리는 면이 있구나라고 스스로 반성도 할 수 있고요.

 

 

다섯 번째, 퀴즈를 낼 때 특정한 위치에 쓰도록 합니다.

누가 흥부에게 박씨를 물어다 주었는지 노트 오른쪽 아래 모서리에 적어 보세요.’, ‘1 더하기 2 더하기 3 곱하기 2 빼기 1의 답을 노트 왼쪽 가장 위 모서리에 적어 보세요.’ 처럼요. 성격이 급한 아이들은 답을 쓰는 위치를 듣지 못하고 엉뚱한 곳에 쓰기 쉽지만, 이런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집중하는 습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한 가지, 자녀의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학부모님들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합니다. 부모가 단답형이나 지시형, 명령조로 말하면 아이도 덩달아 마음이 급해지고 끝까지 듣지 못하는 아이가 되기 쉽거든요.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가 없더라도 믿고 기다려 주는 것, 아이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조금씩 천천히 성장할 수 있는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위에 제시한 방법을 해 보기 전에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핵심 아닐까요?

 

 

 

 

저자

박용준 교사

 

*약력
-서울동자초등학교 교사
-EBS 초등 강사
-2015개정교육과정 검정 수학교과서 집필 (아이스크림 미디어)
-하마 하마 온수학 하마 집필 (창비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