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좋아하는 아이가 토론도 잘한다
과학을 좁은 의미로 생각하면 자연 현상에 대한 지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의 과학은 모든 일에 있어서 결과가 있다면 원인이 있는 것이고,
원인이 있기에 결과가 도출된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배우는 학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반적으로 문과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사회’에도 과학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사회과학’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사회 현상을 과학적으로 탐구한다는 것은 모든 현상을 우연하고 개별적인 사건으로 대하지 않고
그것들끼리 연관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원인과 결과를 따져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과학을 좋아하고 잘하는 아이로 커가기 위해서는 이런 질문들이 필요합니다.
“왜”라고 묻는 아이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질문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의미합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바로 “왜?”입니다.
하늘에 달무리가 끼는 것을 보고 “왜”라고 질문하고, 자동차가 지나갈 때 돌이 튀는 것으로 보고 “왜?”라고 질문합니다.
이렇게 질문하는 아이들은 하나의 사건, 하나의 지식에서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생각의 가지를 치게 됩니다. 그렇게 뻗어 나가는 가지들이 폭넓어질수록 배경 지식이 많아지고,
동떨어져 있던 지식들이 서로 연결되어가면서 의미를 찾아가게 됩니다. 지식은 곧 하나의 연결이며, 그러한 연결고리는 바로 원인과 결과입니다.
아이들에게 원인과 결과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시키기는 어렵지만 “왜?”라고 항상 떠올리는 습관과 그러한 질문에 최대한 답해주려는 노력만 뒷받침된다면
아이들은 과학뿐 아니라 토론도 잘하게 될 것입니다.
과학의 중요성을 배우는 토론 학습
예를 들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아이들끼리 토론한다고 할 때, 단순히 이산화탄소 배출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 전, 왜 이산화탄소가 문제가 되는지부터 이해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이 왜 문제인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보통 학교에서는 정답을 배우는 공부를 합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안 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정답을 배우고 외우는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토론을 하다 보면 이렇게 정답인 줄 알았던 사실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 나는 내가 정답이라고 그동안 믿고 있던 것들에 대해서도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바로 이것이 과학의 관점을 터득하는 순간입니다.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 그런데도 내 생각을 상대에게 설득하기 위해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논리적 의무를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과학과 토론은 결국 하나
과학을 좋아하면 토론을 잘하게 되고, 토론을 통해서 과학의 필요성을 거꾸로 배우게 됩니다. 이처럼 과학과 토론은 결국 하나로 이어지며, 선순환을 이루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 볼 수도 있을까요? 만약 우리 아이가 과학에 큰 흥미가 없다면 거꾸로 토론을 경험시켜 보는 것입니다.
나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상대방과 의견을 주고받는 연습, 설득하는 훈련을 시켜보는 것입니다.
또 토론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아이들은 과학을 통해 현상의 원인을 파악해 가는 모든 과정이 곧 토론의 시작점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말을 잘하는 것이 토론에서 이기는 비결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토론의 핵심임을 가르쳐 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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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성호 원장
지난 15년간 대치동에서 입시논술과 독서논술을 지도해 왔습니다. 학생들이 논리적 글쓰기와 탐구활동을 통해 탐구역량을 기르고,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도록 컨설팅과 강연, 저술과 강의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 에이프로아카데미 원장
- 브릿지교육컨설팅 대표
- 서울대학교 졸업
- 『교과서로 다 배운 논술구술』 집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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