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수학은 3학년부터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있어요. 나눗셈과 분수, 소수를 배우는 3학년 1학기부터 아이들이 수학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어른들이 보기에는 전혀 어렵지 않지만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개념이거든요. 3학년도 어렵지만 사실, 1,2학년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에요. 아마 집에서 시계 보기를 조금이라도 가르쳐 보신 부모님이라면 ‘1,2학년 수학도 어렵구나.’하면서 고개를 끄덕이실 거예요. 괜히 ‘시계 지옥’이라는 말이 나온 게 아니거든요. 시계보기 같은 기본적인 개념조차도 가르치려고 하면 아이들이 굉장히 어려워하니까요.
수학에 대한 긍정은 결과도 다르게 한다.
아이들은 수학을 공부하면서 ‘이런 것은 왜 배워야 해?’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해요. 고등학생 때 미적분을 배우는 것이라면 실생활과의 연계성이 없어서 그런 의문을 가지기가 쉽지요. 하지만, 초등학교 수학의 개념들은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시계 보기는 시계를 보려면 당연히 배워야 하는 것이지요. 연산이나 구구단을 못 하면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계산하는 것도 제대로 할 수 없어요. 실생활에서 수학이 필요한 상황을 주지시켜 주는 것도 수학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주는데 중요한 일이에요.
예를 들어, 구구단을 배우는 2학년 아이와 마트에 가서 이렇게 물어보세요. “900원 짜리 00과자 3개를 사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아이가 구구단을 이용하거나 열심히 계산을 해서 물건의 가격을 맞췄다면 이렇게 말해주는 것도 좋아요. “우아, 구구단을 열심히 배우니까 그렇게 계산도 잘 하게 되는구나. 오늘은 계산을 잘 했으니까 과자 3개를 사줄게.” 자신이 공부하는 것이 생활 속에서 유용한 것이라는 것을 느낄 때 흥미를 가지고 공부할 수 있어요. 생활 속에서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줌으로서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길러줄 수 있게 되니까요.
수학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학습에 대한 결과도 다르게 만들어요. 2018년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의 연구진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수학에 대한 흥미도가 학습의 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고 해요. 수학에 대한 강한 흥미와 자각능력이 있다면 기억력이 향상되고, 이를 통해 뇌의 문제 해결능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된다는 것을 연구진은 밝혀냈어요.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랑 첸(Lang Chen) 박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기억과 학습 시스템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했어요. 쉽게 말해서 수학 공부를 하면서도 하기 싫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아이들과 ‘이거 한 번 풀어볼까?’라는 마음으로 호기심을 가지고 문제를 대하는 아이들은 효율이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연구진들이 밝혀낸 셈이지요.
다양한 읽기 자료를 통해 수학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주세요.
아이들은 처음 배우는 개념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수와 연산, 평면 도형과 입체 도형, 양의 측정, 어림하기, 규칙성과 대응성, 자료처리와 가능성. 초등 수학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개념들을 아이들을 친숙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것도 수학 학습에 있어서는 중요해요. 어느 정도 배경지식이 있다면 수업 시간을 통해 배우는 개념을 보다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수학과 관련한 동화책이나 수학 잡지 같은 읽기 자료를 통해 수학의 개념을 접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어린이 수학 동아>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와 시각 자료로 수학 개념의 이해를 돕기 때문에 아이들에게는 꽤 유용한 자료가 될 수 있지요.
아이들은 자칫 수학을 문제를 풀어야 하는 지루한 과목으로 인식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초등 저학년 시기부터 다양하고 흥미로운 읽을거리를 통해 개념을 익히도록 해준다면 수학도 아이들에게는 도전하고 싶은 흥미로운 과목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들이 수학을 좋아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좋은 읽을거리를 제공해주면 좋겠어요.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 교사이자 4,5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