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공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줄 수 있다면 공부하기가 어려운 과목은 아니에요. 물론 고학년이 되어서 나오는 개념들, 예를 들면, 지구와 달의 운동, 산과 염기, 물체의 운동 등은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런 어려운 개념들도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면서 접하게 된다면 과학은 어느 과목보다 재미있는 과목이 될 수가 있어요.
아이들은 여름철 나무에 매달려 있는 매미 껍데기, 비 온 뒤 길바닥을 기어 다니는 지렁이, 아이스크림 포장에 들어 있는 드라이아이스에도 열광하고는 해요. 그런 의미에서 과학 교과서는 호기심을 잔뜩 모아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현상을 한 권의 책에 모아놓은 셈이지요. 문제는 너무 많이 모아 놓아서 재미를 잃어버리게 한다는 점이지요. 사실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내용만을 가르치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면 교육과정을 운영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교과서에는 배워야 할 만한 내용이 들어가게 되는데, 그중에는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호기심을 느끼지 못하는 내용도 많이 있어서 재미가 반감되고는 합니다.
호기심을 간직하도록 도와주세요.
과학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해주려면 반감된 재미를 다시 찾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길을 걸어가다가 조그만 벌레를 발견하곤 쪼그려 앉아 물끄러미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서 학습의 흥미를 끌어낼 수도 있어요. 함께 벌레를 구경하며 다리가 몇 개인지, 어떻게 기어가는지, 무엇을 물고 가는지 등을 이야기하면서 관찰하는 일을 응원해줄 수 있거든요. 그렇게 벌레를 관찰한 아이들은 3학년 2학기 과학 공부를 하는 셈이에요. 3학년 2학기는 동물의 한 살이에 대해서 배우니까요. 일식이 있는 어느 날, 폴리프로필렌 과자 봉지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며 태양이 작아지는 모습을 본 아이는 6학년 1학기 과학 교과서를 접하면 다른 느낌이 들 거예요. ‘그때 내가 봤던 태양의 모습이 그대로 교과서에 나오네.’라는 생각으로 호기심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일상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아이의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해줄 수 있어요. 그런 자극은 아이들이 학교에서 교과서를 통해서 과학을 배울 때 많은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호기심이 가득한 눈으로 교과서를 볼 수 있을 테니까요.
다양한 읽을거리를 통해 관심을 가지게 해 주세요
과학에 관련된 책이나 잡지 등으로 과학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줄 수도 있어요. 여러 가지 호기심을 끌 만한 과학책들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게 해주고 함께 이야기해주는 것도 관심을 유지시켜 주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요. 또 한 가지 효율적인 방법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과학 잡지를 읽게 해주는 것이에요. 과학 잡지가 좋은 이유는 그때그때 아이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를 다양하게 다룬다는 점이지요.
예를 들어, <어린이과학동아> 05호를 보면, ‘미세 먼지 탓에 길 잃는 꿀벌’, ‘태양과 가장 가까운 행성, 수성을 만나 봐요!’ 등 아이들이 재미있어할 만한 주제들이 나와 있어요. 제목만 봐도 궁금한 내용이 과학 잡지에는 많이 담겨있지요.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어린이과학동아>가 오는 날에는 “우아~ 과학동아다!”하면서 신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그런 날에는 “할 일을 다 해 놓아야 과학동아를 볼 수 있어.”라고 말해주면 실랑이 없이 집공부를 시킬 수 있기도 해요. 한 달에 두 번, 아주 편안하게 집공부를 시킬 수 있는 날이 되는 셈이지요.
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읽을거리를 통해 과학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준다면 어려운 개념과 용어가 나오는 고학년 과학도 호기심의 눈으로 즐겁게 대하는 아이들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과학은 여러 개념과 용어의 향연이 되어 버려요. 어떤 아이들은 개념과 용어의 틈바구니에 끼어서 힘들어 할 수도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즐기기도 하지요. 많은 아이들이 개념과 용어의 세계에서 호기심을 유지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과학을 대하면 좋겠어요.
필자소개: 이진혁 교사는 교육총경력 18년차 현직 초등 교사이자 4,5학년 아들 형제를 키우는 학부모이다. 현재 경기 구룡초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초등 집공부의 힘>, <초등 아들 첫 습관의 힘>, <아들을 잘 키운다는 것> 등 3권의 책을 집필했다.